6월 철근 시장이 마지막까지 격변의 혼돈을 이어가게 됐다. 당혹스런 수요공백과 가격급락에 이어, 이례적인 판매중단 선언까지 예측불허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지난 주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출발부터 충격적인 급락세를 연출했다. 첫 날을 68만원으로 출발하더니, 주 중반에는 일시적으로 톤당 66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무분별한 저가판매와 선제적인 매출(자금)확보 심리가 맞물리면서, 순식간에 지난 3월의 최근 저점(약 65만원)까지 도달했다. 

제강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6월 첫 주부터 심상치 않던 가격하락이 2주차 들어 심각한 가격붕괴 상황으로 흐르면서, 특단의 판매중단 카드를 뽑아 들었다. 눈치를 살피던 제강사들이 감당불가 적자판매를 줄이기 위해 출하중단의 극약처방을 잇따라 쏟아냈다. 

시중가격은 곧바로 하락을 멈춰 섰다. 제강사들의 판매중단 대세가 커지기도 했지만, 과도한 가격붕괴에 대한 시장 안에서의 회의감과 경각심도 높아졌다. 추가 하락을 멈춘 시중가격은 최저가 매물이 회수되면서 톤당 67만원~68만원 수준까지 회복한 상태로 주말을 맞았다. 

다만, 시장의 경계심도 뚜렷했다. 제강사들의 이례적인 판매중단 선언에도, ‘시중 거래량 증가’나 ‘시중가격 상승’ 분위기가 기대보다 뜨겁지 않았다. 판매중단 효과에 대한 반신반의도 있었지만, 최악의 불황 속 비수기 진입을 앞둔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한편, 수입 철근 시장도 멈춰 섰다. 장기간 적자판매에 시달려온 수입업체가 잠정적인 판매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신규 계약과 신규 입항이 동시에 끊기고 보유재고까지 바닥난 상황 인데도, 속수무책으로 밀고 내려오는 국내산 가격에 맞춘 적자판매에 더 이상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수입 철근 시장은 지난 주 초반에 톤당 60만원 대 중반 선이 무너지면서 판매가 끊겼다. 대부분의 재고를 보유한 주요 수입업체들이 판매를 멈추면서 객관적인 가격흐름을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철근 시장의 눈과 귀가 이번 한 주에 집중될 전망이다.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업계가 동시에 판매중단에 나선 사상 초유의 사태와 극한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선 시중가격 등 시장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이번 한 주 동안의 철근 시세가 당장의 6월은 물론, 여름 비수기를 포함한 하반기 철근 시장의 가늠자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급’과 ‘가격’의 관전 포인트에 집중할 전망이다.  

첫번째 포인트는, 수급체감이다. 제강사의 판매중단 기간은 제 각각이지만, 대부분 이번 주에 집중된다. 즉, 집중적인 판매중단 구간의 수급체감에 따라 시세변화가 좌우될 수 있다. 판매중단을 선언한 제강사들이 얼마나 엄격하게 틀어 막을지, 수요처들의 구매심리가 얼마나 살아날지 등을 지켜보는 시선 또한 날카롭다.

두번째는, 들썩이는 가격이다. 지난 주 후반부터 반등세로 돌아선 시중 철근가격이 이번 주를 ‘얼마로 출발’해 ‘얼마까지 오를 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선제적인 상향 호가를 던져 놓고 주말에 들어간 유통점들이 실거래 가격을 얼마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 주 시세변화의 윤곽은 중반부터 뚜렷해 질 전망이다. 우천일로 시작되는 주초 시장에는 거래와 가격 모두 탐색 분위기가 강하다, 주 중반부터 시장의 진심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거래증가와 가격반등 기회를 노리는 유통세력의 수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정호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