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시장이 진퇴양난에 처했다. 장마까지 겹친 비수기에 가격정상화의 큰 숙제 떠안은 상황에도, 멈출 수 없는 최소매출의 부담 때문이다. ‘가격회복의 성패가 매출 갈등의 해소 여부에 달려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7월 첫 주 철근 유통시장은 멈춰 섰다. 가격정상화에 사활을 건 제강사들이 총력전에 나서면서, 유통점들의 매출경쟁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막연한 목표 단가만 던져 놓은 채로 한 주를 흘려 보냈다.
가격정상화의 고비, 2주차 시장…'미룰 수 없는 결제자금 매출' 시동?!
진검 승부처는 2주차 시장이다. 더 이상이 미룰 수 없는 최소 매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저가 매물이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고, 해당 매물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출혈경쟁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관건으로 지목된다. 철근 시장의 가격정상화 숙제 또한 2주차 시장의 대세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근 유통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목하는 문제는 ‘결제자금’이다. 유동성 체력이 바닥난 유통업계가 당월 매출로 버텨온 지 오래다. 즉, 매달의 필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매출을 거를 수 없는 형편이다. 가장 핵심적인 자금이 바로 전월 판매분의 결제자금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제자금 마련을 위한 판매를 멈출 수 없는 실정이다.
유통점들의 진퇴양난은 ‘가격회복 숙제’와 ‘결제자금 마련’ 사이의 갈등인 셈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시장의 현실에서, 결국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세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가격회복 해법의 실마리는..."결제부담 조절"
제강사 유통 대리점들 사이에서 ‘가격회복의 관건은 결제자금 부담의 조절 여부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제자금 마련의 조급함이 없어야 무리한 최저가 판매가 줄고, 가격정상화의 숙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단순히 유통 대리점의 판매가격을 단속하거나, 재유통 거래선을 틀어 막는 것만으로는 가격회복의 한계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시중 유통가격이 무분별하게 무너지는 직접적인 문제(결제자금 압박)에 처방해야 빠르고 정확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결제자금의 압박이 해소되면 유통점들이 무분별한 저가판매에 나서는 명분도 잃게 된다. 또한 저가판매를 부추기는 재유통 세력에 끌려갈 일도 크게 줄어든다.
제강사가 자사 유통 대리점의 당월 결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주거나, 형편에 따라 결제 유예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만으로도, 가격정상화 정책의 실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밖에도, ▲유통향 마감계산서의 기초가격 현실화 ▲불필요한 보증금 축소 등도 유통점들의 ‘금융부담’과 ‘저가판매’를 동시에 줄이는 상생 해법의 실마리로 지목된다.
복수의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가 중단된 시장에서는 가격이 회복된 것처럼 보일 순 있지만, 판매가 재개되면 가격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회복과 결제자금 사이에 갇힌 유통점들의 등만 떠미는 것으로는 정상화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철근 시장의 정상화를 원하지 않는 유통점이 있겠냐”며 “다만, 유통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저가판매에 나서는 결제자금 부담을 조절할 수 있는 대안이 함께 제시돼야 가격정책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脣亡齒寒